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탐험과 표현

생각나는 대로 쓰기 1- 흐린 하늘

by 동틀 녘 2024. 3. 27.

 

  하늘이 흐릿하고 먼지가 낀 것처럼 뿌옇다. 언제부터인지 하늘은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아진 것 같다. 비가 오거나, 흐린 하늘뿐이다. 어쩌다 해가 뜨고 청명한 하늘을 보게 되면 그 날은 복 받은 날 같다.

 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해도 도대체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늘을 쳐다볼까. 사무실이든 방안에 처박혀 있든 창문에 쳐져 있는 버티칼은 하루 종일 걷어진 적이 별로 없다. 그러니 매일같이 올려다 본 적도 없는 하늘을 보고 운운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다. 어쩌다 버티칼을 걷고 책상 앞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며 작업을 하고 있는 꼴이라니. 오늘은 정말 어쩌다 버틸칼을 걷고 하늘을 본 것이고 하필 오늘 하늘이 매우 뿌옇다는 것이다.

 창 너머로 멀리 산등성이 보이고 그 너머로 높이 솟아 올라와 있는 아파트 세 채가 맑은 날에는 보인다. 하지만 오늘은 그 아파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. 우리 아들은 그 아파트가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로 그 날의 청명한 하늘을 가늠한다. 그러다보니 나도 그렇게 하게 됐다. 정말로 맑은 날에는 선명하게 보이는 그 아파트 세 채가 오늘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.

 문득 영화에서처럼 황사와 금속가루로 뒤덮여 지상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도래한다면 정말 끔찍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어쨌든  아직까지 청명한 하늘, 녹음이 진 나무와 신선한 공기, 자연이 주는 건강한 소리와 빛이 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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